[한경에세이] 나이 들어도 가치를 유지하는 길

입력 2024-01-03 18:13   수정 2024-01-04 00:10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취업률(34.95%)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5%)의 두 배가 넘는다. 세계 1위다. 이는 노인들의 일할 기회 확대라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은퇴 후 값싼 노동력 이용 확대 측면에서는 씁쓸하기도 하다. 나이가 들면서 설 자리가 줄어드는 까닭은 가치를 창출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가치가 덜하다’는 것은 두 가지 원인으로부터 온다. 첫째는 현실에서 요구하는 능력과 조금씩 멀어지기 때문이고, 둘째는 능력은 되는데 원하는 대로 능력을 발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늙어가면서 가치가 낮아지는 것은 주로 첫 번째 원인으로 인한 것이다. 젊어서 능력이 안 되면 시간과 공을 들여 능력을 쌓으면 된다. 그러나 능력은 되는데 활용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은 쉽게 고쳐지지 않아 어디를 가든 오래 버티지 못한다. 인생에서 성공과 실패의 가장 큰 갈림길은 바로 ‘활용을 잘하느냐, 못 하느냐’에 달린 것이다.

자신의 학식이나 능력이 아무리 높아도 제대로 쓰지 못하고 묵혀 두면 가치가 없다. 가치는 자신이 획득한 자격증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니다. 나 아닌 타인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에 비례해 가치의 크기가 정해진다. 즉, 내가 가진 지식과 재능이 쓰일 데가 많아질수록 가치가 커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생에서 성공하려면 ‘많이 쓰이는 길’을 찾아 그 길에 매진해야 한다. 이는 개인뿐 아니라 기업 경영 차원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아무리 최신 기술을 적용한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도 찾는 사람이 별로 없으면 그것을 만든 기업의 가치는 떨어지고 만다. 반면 아무리 보잘것없는 상품이라도 많이 팔리면 가치가 생기고 돈도 저절로 많이 번다.

그러므로 가치를 갖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어떻게 하면 내가 많이 쓰일 수 있을까?’를 찾아 묵묵히 실행하는 것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은 어리석게도 ‘어떻게 하면 일을 좀 덜 할까’, ‘어떻게 하면 힘든 일을 피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덜 쓰이는 길을 선호한다. ‘덜 쓰이는 길’을 찾아가면 기회와 멀어지면서 역량도 점점 퇴화한다. 결국 스스로 본인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삶을 택하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이 쓰이는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해법은 직장, 가족, 사회적 모임, 지역사회 등과 같은 자신이 속한 사회의 존재 목적에 잘 부합하는 행동을 함으로써 그곳에 속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것이다. 회사에서 일할 때는 회사 존재의 목적에 맞게, 가정에서는 가족의 존재 목적에 맞게 정성을 다하며 살 때 지속적인 가치를 창출해 갈 수 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도 고유의 가치를 유지해 설 자리를 잃지 않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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